[앵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처음 만났습니다.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궁금한데요, 아는기자, 대통령실 출입하는 조영민 정치부 기자 나왔습니다.
Q1. 대통령이 만나자고 했더니 전공의가 일단 화답은 한 거에요. 전격적으로 만난 거죠.
대통령이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 대표와 만남을 희망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성사된 자리입니다.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작된 만남, 140분 간 진행됐습니다.
정책실장과 대변인만 배석하면서 참석자도 최소화했습니다.
만남 사실 역시 대통령실이 공지하거나 알리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일정에 늘 영상과 사진 촬영을 한 뒤 제공했는데 이도 없었습니다.
의료계가 총선용 유화책이라는 오해를 할 수 있는 만큼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대통령실은 조심조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만남이 성사되기 전까지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대통령실 쪽에서 전공의 측과 물밑 접촉을 하면서 상당히 공을 들여왔습니다.
Q2.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아니겠습니까?
전공의들이 정부에 제시했던 7대 요구안이 있었습니다.
이 요구안을 전공의 대표가 이야기하고 대통령도 이를 경청하며 자신의 생각 역시 충분히 피력했다고 합니다.
전공의 7대 요구안 볼까요?
전문의 채용 확대나 의료사고 법적지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이런 부분은 사실 정부가 이미 충분한 지원의사를 밝혔습니다.
또 의료계가 직접 필요한 부분을 제시해달라고까지 한 만큼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역시 쟁점은 의대 증원 2천 명 백지화, 집단행동에 대한 행정 처분 철회 이 부분이 될 겁니다.
오늘 만남에서는 의대 증원 2천 명에 대한 대화도 오갔습니다.
Q3. 그러니까요. 이 증원규모 2천 명에 대한 양 측간 대화의 진전이 있었냐가 결국 핵심이잖아요?
당장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의 공지문을 보면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렇게 써있죠?
앞서 전공의 7대 요구안에 담긴 증원 계획 백지화와 달리 만남 이후에도 의대 증원은 예정대로 진행 된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문구입니다.
다만 앞으로 만들어질 대화체에 전공의가 들어와서 의견을 개진하면 2천 명을 유지할지, 손을 볼지,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뜻이거든요.
어쨌든 2천명만 고집하진 않을테니 들어와서 논의하자가 전공의 측에 전달한 거죠.
오늘 만남을 앞두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도 내부적으로 이런 공지를 했었습니다.
"요구안에서 벗어난 협의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전협의 스탠스"라고요.
아직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른데, 어쨌든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 정도의 의미를 둘 수 있겠습니다.
Q4. 그런데 박단 위원장, 대통령 만난 뒤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했어요? 무슨 말이죠?
딱 한 줄, SNS에 올린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인지 더 설명이 필요한데요.
오늘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통령실에서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는 것과 반대로, 전공의는 당장 의료현장 복귀를 고려할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전공의 내부에서도 박단 위원장이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것만으로도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직 전공의로 활발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류옥하다 씨의 경우 "밀실 결정에 밀실 만남" 이라면서 이번 만남으로 전공의 비대위를 제외한 나머지 전공의들이 화가 많이 나있다고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박단 비대위원장 '탄핵' 목소리도 나옵니다.
총선 사전투표 하루 앞두고 있는데, 의료공백 장기화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더 커질지, 아니면 줄어들지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정치부 조영민 기자였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